정권이 바뀌었고 봄이 찾아왔다. 2022년이 힘차게 시작하고 있지만 난 여전히 발령대기자이다. 이번 주 월요일에는 3월 발령 '가능성'이 있다며 문자를 받았다. 신규 중에는 내가 속한 직렬 발령 1순위이기 때문. 간만에 나를 잊고만 있을 것 같았던 기관에서 뭐라도 연락이 오니 반갑기 그지 없다. 하지만 당장 다음 주 월요일(로 예상되는 날짜, 정확하지 않음)부터 출근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가슴이 살짝 답답해진다. 그러면서 은근히 7월까지 발령대기가 연장되기를 바라본다. 사람은 제 편한대로 생각하는, 정말 간사한 동물이다. 발령을 무척 기다리다가도 또 막상 정말 발령이 난다고 생각하면 더 놀았으면 좋겠다.
사는 지역을 옮겼다. 지역은 완전히 낯설지만 낭군님과 늘 함께 했었던 가구들이 곁에 있으니 위로가 된다. 어제는 참으로 어려운 거절을 했다. 너무 어려운 거절이라서 몇 번이고 거절 장면을 시뮬레이션해보기도 하고 해야할 말도 정리했다. 마음이 힘들어서 자존감이나 거절과 관련된 영상도 찾아봤다. 하지만 이론과 현실은 다른 법. 막상 수화기에 대고 급하게 쏟아낸 거절의 말들은, 오히려 너무 준비한 탓에 작위적이었으며 변명처럼 변질되었다. 마지막에 상대의 안녕을 빌었어야 하는데 머리가 하얘져서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가장 후회된다. 하지만 나의 진심은 정말 그들이 잘 되었으면 하는 것이기에, 비록 나의 모자란 스피치 능력때문에 통화상 잘 전달되지는 못했겠지만 하늘이 그 진심을 알아줄 것이라 생각한다. 완벽한 백..
안 좋은 대답이 예상되었기에 두려움에 떨면서, 오늘 인사과에 전화해보았다. 2월 상반기 정기인사에는 누락 되었다는 답변.. 농업직 TO도 적고 복직자도 많아서 그랬다고 한다. 임용후보등록 명부 유효기간 2년이라, 14개월째 대기 중인 나로썬 임용취소될까 걱정된다고 여쭤봤더니 인사과에서도 그 사실은 알고 있기에 가급적 그 전에는 꼭 발령을 낼거니 걱정은 말라고 한다. 그리고 거주지와 근무 희망시기를 가급적 고려해서 실무 수습 발령도 내주니 원한다면 연락하라고 했다. 3, 4, 5, 6, 7월.. 나에게 갑자기 생긴 5개월의 시간. 다행히 7월까지 최소한의 생계는 보장되어 있는 상태. 기뻐해얄지 슬퍼해얄지 몰라서 지금은 약간 어리둥절하다. 운명의 여신이 나를 어디로 인도하시려고 이런 시간을 추가로 주신걸까...
아직도 발령을 못 받았다. 2020년 12월 22일에 임용등록했으니 13개월째 대기중인 것. 내일 인사이동 발표라는데 난 아직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경기도청의 어쩔 수 없는 상황도 있을테니 이해하려고 해도 이젠 조금씩 화가 난다. 내일은 오랜만에 인사과에 전화해서 뭐라도 꼭 물어보려 한다. 혹시 오랫동안 발령 못 받아서 이 글을 읽게 되신 예비 공무원분이 계시다면 힘내세요. 저는 지방공무원인데 무려 13개월이나 대기 중이랍니다. 2022년 2월 말이면 14개월째네요. 이러다 임용 취소되는 건 아닌지 덜컥 겁이 납니다. 계속 상황을 업데이트하도록 하겠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