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지역을 옮겼다. 지역은 완전히 낯설지만 낭군님과 늘 함께 했었던 가구들이 곁에 있으니 위로가 된다. 어제는 참으로 어려운 거절을 했다. 너무 어려운 거절이라서 몇 번이고 거절 장면을 시뮬레이션해보기도 하고 해야할 말도 정리했다. 마음이 힘들어서 자존감이나 거절과 관련된 영상도 찾아봤다. 하지만 이론과 현실은 다른 법. 막상 수화기에 대고 급하게 쏟아낸 거절의 말들은, 오히려 너무 준비한 탓에 작위적이었으며 변명처럼 변질되었다. 마지막에 상대의 안녕을 빌었어야 하는데 머리가 하얘져서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가장 후회된다. 하지만 나의 진심은 정말 그들이 잘 되었으면 하는 것이기에, 비록 나의 모자란 스피치 능력때문에 통화상 잘 전달되지는 못했겠지만 하늘이 그 진심을 알아줄 것이라 생각한다. 완벽한 백..

우리의 애마이자 연배가 지긋하신 2005년식 SM5에 또 다른 사달이 났다. 연초에 수리하느라 낸 6개월 할부 카드빚을 이제야 겨우 다 갚았다고 좋아하고 있었는데 또 고장이 난 것. 이번엔 좀 신기한 고장인데, 멀쩡했던 차의 뒷유리가 혼자서 와장창 깨졌다. 누군가가 때려서 깨진거면 뒷유리 바깥 부분과 자체 뒷 부분에 손상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차 안에서 들여다 본 뒷유리 내부가 만지면 '쩌저적' 소리가 날 만큼 전체적으로 깨져있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간혹 저런 경우가 있다고 한다. 차 안과 밖의 온도 차가 좀 심할 때라든가, 열선의 문제라든가, 유리 자체가 노후됐다거나 하는 여러가지 (종잡을 수 없는) 이유로 차가 혼자서 '펑' 소리와 함께 와장창 깨지는 때가 있다..
2차 맞은지 4개월째다. 방역 패스로 백신 접종 여부가 일상에 영향을 크게 미치기 시작했기에, 3차도 그냥 빨리 맞자는 생각을 했다. 누리집에서 그 주 토요일로 바로 예약했고 접종 예정 백신은 모더나 or 화이자로 나왔다. 병원에 가보니 화이자로 결정되어 있었다. 그 병원은 화이자만 하는 전문 병원이 아닌데도 화이자로 맞춰주는 걸 보면 각 병원의 재고 현황에 따라 달라지는 건가 하는 생각을 했다. 9시에 사람이 적을 것 같아 일부러 아침 일찍 갔음에도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9시 30분이 훌쩍 넘고서야 백신을 맞을 수 있었다. 1차 때 3주, 2차 때 3일을 앓은 터라 이제 충분히 항체가 생성되었을테니 3차는 전혀 아프지 않기를 기대했다. 그런데 몸이 허약한건지, 30대라 건강해서 때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