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말의 텃밭

일주일만에 방문한 텃밭! 작물들은 고맙게도 쑥쑥 자라있었다. 화요일에 단비가 내렸고 한주 내내 낮에는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쬔 덕분이다.

구멍을 메우기 시작하는 잎채소들. ('22.4.30.)

일주일에 한번씩밖에 물을 못 주니까 혹시 마르지는 않았을까 걱정이 됐었다. 다행히 기우였다. 비닐멀칭이 수분증발을 많이 막아주는데다 주 1회 비소식 정도면 문제는 없는 것 같다.

몰라보게 자란 옥수수들. 벌써 대가 굵어지고 있다. ('22.4.30.)

이번 텃밭은 그전에 했던 곳들보다 흙이 좋은 것 같다. 호미가 필요없을 정도로 보드랍고 너무 질지도, 너무 부스러지지도 않을 정도로 물성이 좋다. 그 덕분인지? 앓지 않고 모두들 잘 활착해주었다.

무럭무럭 자라는 땅콩 ('22.4.30.)

그런데 의외로 벌레 먹은 잎이 여럿 눈에 띄었다. 잎을 뒤집어봐도 진딧물이나 애벌레는 없는데 어디서 누가 와서 그렇게나 먹어댄건지ㅠ.ㅠ 벌레도 먹고 살아야하고 또 그만큼 친환경이라는 걸 증명하는 셈이긴 하지만.. 얼마 있지도 않은 배춧잎을 다 갉아 먹은 거 보고 마음이 아팠다.. 예전에 벌레 퇴치하려고 사두었던 목초액을 담주에는 희석해서 뿌려줘야겠다.

무지막지하게 뜯어먹힌 배춧잎. 다행히 새로나는 아가잎들은 아직 공격을 당하지 않았다..

두둑 흙이 충분히 수분을 머금고 있어 축축할 정도라 물은 따로 안줬다. 이번에는 고추랑 방울토마토 지주대 세워주고 고랑에 난 잡초 몇개를 없애줬다.

고추는 1층만 길게 잡아주고 토마토는 줄기가 더 굵어질거라 나중에 줄을 매어주려고 대만 꽂아뒀다.

작년에 샀던 지주대와 고추끈을 재사용해서 추가 비용은 들지 않았다. 한번 사두면 계속 잘 써서 좋다. 고추끈 매는 방법은 성호육묘장 아저씨 영상이 좋다. (아래)

방울토마토는 벌써 꽃이 달렸다. 올해는 꼭 곁순 잘 따줘서 작년처럼 망하는 일이 없도록 할거다.

꽃이 맺힌 방울토마토

주말에 늦잠자고 짐을 챙겨서 텃밭에 가면 보통 점심시간이 된다. 주변에 딱히 식당도 없어서 이번엔 도시락을 싸갔다. 새싹비빔밥에 있는 반찬을 곁들여 먹었는데 무럭 무럭 자라는 작물들을 지켜보며 텃밭 한켠에서 먹으니까 추워서 캠핑을 못가는 아쉬움이 조금 달래진다.

밖에서 먹으면 뭐든 맛있지

비용도 절약하고 건강에도 좋은 도시락에 꽂혀서, 앞으론 '캠핑한끼' 아닌 '텃밭한끼' 주제로 낭군님이랑 재미나게 고민해봐야겠다. 다음번에 가면 어느정도 잎채소들이 먹을 수 있을만큼의 크기로 자라있을텐데 부지런 떨어서 수육을 삶아가면 텃밭에서 방금 딴 쌈에 곁들여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은 우리 낭군님의 밭 매는 사진으로.

오구오구 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