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일상>/공시생 일기

공시생 한능검 1급 후기

날고싶은오리 2020. 2. 21. 12:47
반응형

드디어 손에 쥔 한능검 1급

한능검(한국사능력검정시험) 1급을 받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무려 6년. 처음 한능검을 쳤던 건, 막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입사했을 때였다. 공기업에도 관심이 많았기에 퇴근 후 준비를 해보자며 한국사 공부를 했더랬다. 그런데 퇴근 후 파김치가 된 상태에서 공부가 잘 될리가 만무한 터. 그래도 꾸역꾸역 최태성 선생님의 80여 개 되는 강의를 다 듣고 고급 시험을 쳤었다. 선생님의 강의는 훌륭했으나 문제는 수험생인 나에게 있었으니. 기출문제는 몇 회 제대로 풀지도 않고 암기도 덜 된 상태에서 시험을 친 것이다. 전체적인 맥락과 흐름은 아는데 암기가 안 되어 있으니 점수가 잘 나올 리가. 당시 두 번 시험을 쳤는데 아마 한 번은 공부가 덜 되어서 원서접수만 하고 보러 가지도 않았을 거다. 그렇게 때려친 이후, 6년 후인 지금에 이르러서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도중에 한능검 1급을 손에 쥐게 된 것이다.

 

한능검은 정말 만만한 시험이 아니다. 한능검 1급 시험 후기를 찾아보면 생각보다 단기간에 합격한 사람들이 많은데 그 사람들은 '시험'이라는 매카니즘에 도가 튼 사람들이거나 흔히 말하는 한국사 덕후들이라 기본 지식이 많은 경우일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한국사에 관심은 있으나 지식은 거의 없었고, 또 우직하게 전체 내용을 다 공부하는 타입이라 시험에 최적화된 인간도 아니었다. 이런 나에게 한국사 시험은 정말 넘지 못할 거대한 산과 같이 보였다. 한동안 한능검에 새로 도전하지 않고 포기하고 살았다.

 

6년 전 2번이나 불합격 후, 공무원 시험 준비하며 합격

 

 

그런데 어차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 보니 한국사 공부를 다시 하게 되었다. 역시나 6년 전 한능검을 준비할 때와 마찬가지로 한국사는 나에게 가장 버거운 과목이었다.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각 파트마다 나에게 정말 오르기 힘든 거대한 태산들과 같이 느껴졌다. 공시 처음 시작할 때 가장 기본적인 삼국시대 왕도 구분이 안되는 상태였고 6개월 정도 지났을 때도 거의 백지 수준으로 기억이 잘 안나서 가장 좌절을 많이 했던 과목이다. 무려 첫 2회독하고 풀어본 공무원 한국사 기출문제에서 50점을 겨우 넘겼을 정도였다. 그래도 참고 꾸역 꾸역 한능검 직전까지 약 9개월 정도 기간 동안 한국사 전체 내용을 6회독 가량 한 것 같다. 1타 강사로 유명한 공단기 전한길쌤 강의를 들었고 2.0>2.0단권화>3.0>5.0 순으로 인강 들었으며 기출 풀이 인강 듣기 전에 나 혼자 2번 기출을 풀고 공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모자란 부분이 많고 아직도 기본적인 내용마저 헷갈린다. 그만큼 한국사는 내용도 방대하고 디테일하게 외워야할 것도 많다. 그래도 9급 치기 전 시험장 분위기도 익힐 겸 46회 시험에 응시했다. 한능검 시험은 따로 책을 사서 풀어보거나 하지는 않았고 한능검 기출문제 사이트(http://tok.historyexam.go.kr/)에 있는 것만 4회 정도 가량 풀어보았다. 공무원 시험은 20문제라 15분 정도면 다 푸는데 이건 50문제나 되어서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요즘엔 세상이 좋아져서 인터넷 사이트서 바로 기출문제를 풀어볼 수 있다. 채점도 바로 된다. 단, 해설은 없음.

 

한능검 시험은 공무원 한국사에 비해 좀 더 흐름과 이해 위주다. 공무원 한국사처럼 누군가를 떨어뜨려야 하는 시험이 아니다 보니 치사하게 문제를 내는 법은 없다. 하지만 어느 정도 난이도를 유지하기 위해 나름대로 암기가 되어야만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많이 나오고 이 부분이 공무원 한국사와 얼핏 비슷하다. 예를 들어, 이번에 전한길쌤께서 외우도록 알려주셨던 방식으로 쉽게 푼 문제가 있었다. 고려 통일 과정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시간별로 나열하는 문제였는데 '나, 공, 일리'를 암기하고 있으면 쉽게 답을 맞출 수 있었다. 이렇듯 공시생들은 별도로 한능검을 준비할 필요는 없고 어느 정도 공무원 한국사가 준비되었다 싶으면 바로 한능검 시험을 봐도 될 거 같다. 시험 범위가 동일하고 문제가 나오는 포인트도 대부분 엇비슷하기 때문에 한국사 실력 테스트용으로 나쁘지 않다. 공무원 시험이랑 다르게 한능검은 시험 시간이 엄청나게 넉넉해서 (무려 80분) 여유롭게 풀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47회부터는 급수 책정 기준이 달라져서 80점 이상부터가 1급이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무원 한국사가 어느 정도 준비 되었다면 어렵지 않게 1급을 딸 수 있을 것이다.

 

6년 전에, 그리고 공시 초반에, 한국사를 너무 못해서 과연 내가 이 방대한 내용을 다 숙지하고 시험을 제대로 풀 수나 있을까 하는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선생님들이 말씀하시는 대로 하다보니까 되기는 되더라. 아직도 제대로 암기가 안 되어서 헷갈리는 부분들이 많은데 용기를 잃지 말고 계속 반복해야겠다.

반응형

'<일상> > 공시생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시생에겐 날벼락같은 코로나 바이러스  (0) 2020.02.27
20200224  (0) 2020.02.25
20200221  (0) 2020.02.21
2020년 국가직 9급 원서접수 완료  (0) 2020.02.15
공단기 인강(프리패스 포함) 듣는 방법  (9) 2020.02.15
댓글
반응형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