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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이상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할 사람들을 안심 시켜 주기 위해 글을 쓴다.
어제 너무 체한 나머지 식은땀이 흐를 정도로 복통이 느껴져서 급한 대로 응급실에 갔었다.
토할 거 같은 기분이 든다고 했더니 의사가 울렁거리는 느낌을 최소화시키도록 혈관 주사를 놔준다고 했다.
응급실까지 온 걸 보면 진짜 엄청 심하게 토할 거 같은가 보다, 라는 생각을 했나 보다.
으레 체하면 드는, 그런 평범한 느낌이었는데 그렇게 잘 설명할걸 그랬나보다.
여하튼, 매우 중한 상황이라 판단했는지 효과가 초스피드인 혈관 주사를 놔줬다.
중학생 때 매우 고열에 시달려서 포도당을 혈관 주사로 맞은 이후 처음으로 맞는 주사였다.
그런데 주사를 맞고 기분이 너무 너무 이상했다.
지금에 와서 되돌아보면 꼭 마치 '공황 장애'에 시달리는 느낌이었다.
심장이 두근 두근 거리고, 온 몸이 간지러운 기분..? 어쩔 줄 모를 것 같이 안절부절 못하게 되고
'미칠 것 같고', 너무 너무 무섭고.
주사를 맞는 그 순간부터 '화-'한 느낌이 목구멍으로 올라오더니만 바로 혈관 깊숙이 약물들이 퍼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한 10분 있다가 공황 장애와도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정말 한 순간이었지만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
계속 이런 느낌이 지속되는 거라면 살 수 없을 거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정말이지, '어떻게 할 수 없는 짜증과 공포와 분노'가 솟구치는 느낌이었다.
너무 무서운데 어떻게 할 수도 없고ㅠㅠ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와중에 고모와 고모부가 다정한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지만 않았더라도 난 정말 반 미쳐버렸을 것이다.
가만히 앉아 있는 것조차 너무 힘들어서 옆으로 반쯤 누워서 집으로 갔다.
다행히, 심장에 도달한 약물들이 온 몸으로 서서히 퍼져나간 덕분에 1~2시간이 지난 이후로는 그런 기분이 사라졌다. 계속 누워 있었더니 종국에는 괜찮아졌다.
잠깐이나마 내가 경험한 것이 너무 말도 안되고 이상해서 이것 저것 검색을 해보았다.
그랬더니 공황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이 혈관 주사를 맞을 경우 내가 겪은 것과 같은 증상을 느낄 수가 있는 것 같더라. 나는 공황 장애를 현재 앓고 있는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최근에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정신을 포함한 온 몸이 쇠약해져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공황 장애 비슷한 증세가 온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좀 더 과학적으로 설명하자면, 혈관도 결국에는 신경계가 관장하는 부분인데 이 때 혈관에 직접 주사를 놓는 다는 것은 곧, 신경계를 자극해버리는 꼴이 되어서 마치 공황 장애의 과학적인 이유(=신경계의 지나친 자극)와 같아지는 것이다.
여하튼, 거듭 반복하지만 너무 너무 무서운 경험이었다;;
공황 장애를 실제로 겪는 사람들은 얼마나 무섭고 두렵고 죽음의 공포를 느낄 지 십분 이해가 갔다;;
나와 같이 심신이 약해진 상태의 사람들은 심장으로 곧장 약물을 투여 받는 혈관 주사를 맞지 않을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