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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가족

라왕 2015. 10. 25.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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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사업을 정리하시게 되었다.

마음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시라고 엄마의 시름이 깊다.

 

한 번 집에 가야할 성 싶어,

이번 주말에는 집에 다녀왔다.

애교는 없지만, 뭐라도 위로의 말이라도 건내 드려야

장녀 체면이 설 것 같았다.

 

아버지의 지친 모습에 엄마도 지쳤을 테고,

막내도 지쳤을 텐데 한 동안 집안 울타리 밖에 있었기에

제 3자의 입장을 고수할 수 있는,

좀 더 밝을 수 있는 내가 가야겠다 싶었다.

 

막내한테는 노래를 부르던 이어폰을 사주고

치킨을 사주고, 오락실가서 게임도 했다.

둘 다 서툴러서 오락은 잘 못했지만 같이 있는 이 시간이 소중하다고 생각했다ㅎㅎ

근데 하는 게임마다 다 짐ㅜㅜ

종종 오락실가서 격투게임의 스킬을 늘려야겠당.

 

아버지 엄마, 막내랑 토요일 저녁에는 회를 먹으러 갔다.

원래는 외식하러 갈 때 아버지는 멀찍이서 혼자 걷고 우리 셋이서

아버지 그림자를 졸졸 따라가던 것이 기존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넷이서 나란히 다정하게 걸어갔다.

 

그 모습이,

너무 기적같고 소중해서 가슴이 뭉클했다.

아버지랑 밥 먹으면서 이렇게 얘기를 해본 적이 없는데,

밥 먹으면서 맥주도 주고 받고 이야기도 하고.

뭔가, 이런 날이 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되어서 신기하고 좋았다.

 

아직도 실은, 많은 얘기를 나누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가 바뀌니까 아버지도 조금 바뀌는 것 같고,

그러니까 집안 분위기도 바뀌는 것 같고.

아버지도 나이가 들면서 좀 더 유해지고 고집도 꺾이시는 것 같고.

 

쨌든,

우리 가족이 화목해진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내가 거기에 더 큰 몫을 해낼 수 있다면 더욱 노력해야겠지.

애교도 좀 늘려야겠다ㅠㅠ

 

이번 주말엔 집에 잘 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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