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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덧 시간이 흐르고 흘러 2년 경력자가 되었다.
연차수로 따지자면, 2014년에 입사했으니 3년차.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흐른다지만, 세월은 야속하게도 너무 빨리 지나간다.
그간 많은 에피소드들이 있었다.
운 적도, 기뻐했던 적도, 혼자 문득 깨달았던 적도 많았다.
하지만 늘 시간에 치이고 피곤에 절어 있다보니 블로그 쓸 생각을 잘 못했다.
아깝기도 하다.
만약 지난 2년 간 꾸준히 일상을 적어 내려갔다면, 내 인생에서의 사회 생활 초년기의 일대기를 고스란히 간직할 수 있었을텐데. 오늘 교환학생때 일기들을 다시 보며 못내 아쉽다는 생각이 또 든다.
2년이 지나고 나서야, 블로그에 다시 돌아올 수 있던 것은
어떻게 보면 이제야 좀 안정이 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처음 대학교에 입학했었을 때처럼, 교환학생 갔을 때처럼
새로운 시스템과 환경에 놓인 나는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당황했다.
그리고 어떤 것이 더 '좋은 회사'인지에 대한 명확한 개념도 없이 그저 큰 기업에 입사하려고만 했고
그로 인해 지금 몸담고 있는 회사에 많이 충실하지 못했었다.
이제야 깨닫는데, 차라리 그 시간에 지금 있는 곳에서 내 역할을 얼마나 더 충실하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더라면 이직도 더 쉬웠을 거라 생각한다.
여하튼 여러가지 고민들과 그것들을 해결하기 위해 (나름) 고군분투했던 날들로 2년이 채워졌었다.
그리고 2016년이 5월이 된 것이다.
'이제야 좀 안정이 되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첫째, '이제야 좀'이라고 말머리를 붙인 것은 아직 완전히 안정이 안된 상태임을 나타낸다.
나는 나를 잘 모른다. 그런데 게으르기까지 하다. 때문에 앞으로 나에 맞는 계획을, 삶의 방향을 어떻게 꾸려 나가야할 지 명확한 플랜을 내놓을 수가 없다.
둘째, 하지만 어설프게나마 하고 있다. 때문에 '안정되었다'라는 표현을 감히 사용했다.
2년을 허투루 보내지는 않았는지 회사일들, 일하는 시스템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이제는 개인적인 의견도 보태보고 내 스스로 일도 적극적으로 진행해보려고 한다.
그러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잠시 치워두었던 '나'를 다시 돌아보는 시간도 갖고 있다.
어차피 숨쉬고 살아가고 죽음을 맞이하는 건 '나'라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기 때문.
셋째, 그리고 관계에 있어서는 상당히 안정적이다.
따로 떨어져 살았던 가족들과 합쳤다. 엄마로부터 얻는 에너지는 상상 초월이다.
직장에서 힘들었다고 말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회사 욕부터 해주는 내 동생도 큰 몫 한다.
모범생 스타일은 아니지만 착하고 곧잘 말 듣는 막내 동생도 내가 일하는 동력 중 하나다.
또한 날 아껴주고 존중해주는 남자친구도 있다. 이렇게 착하고 좋은 사람을 왜 이제서야 만났나 싶다가도 이렇게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이제서야 만날 수밖에 없었지 않나 싶기도 하다.
마치 게임에서 왕중왕 몬스터급이 맨 마지막에 등장하는 것처럼. (남자친구가 몬스터란 말은 아닌데)
이 모자란 안정에 기대어 블로그에 다시 오게 된 것이다.
그리고 2년간 일을 해봄으로써 나를 더 정확하게 알게 되었는데,
'차근차근 천천히 꼭꼭 씹어서' 일상이든 일이든 살아내지 않으면 안되는 사람이 나기에.
그런 내가 이 현실에 좀 더 단단하게 발 딛고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이 되어줄 무엇인가 절실했기에.
다시 글을 써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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