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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먹고사니즘

아르바이트와 그 일상들

날고싶은오리 2009. 8. 1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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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발버둥 쳐봐도 내 자신 자체가 제대로 되먹지 못하고 성실하지 못하고 올바른 자세가 아니라면 어떤 일을 하더라도 제대로 되지 않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내가 어떤 공모전을 준비하고 실천하다고 했을 때, 그것이 진정으로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 아니라, 단순히 스펙을 쌓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면 그건 내가 제대로 되먹지 못한 상태에서 일을 시작했으니까 일도 제대로 될리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내가 어떤 꿈을 이루고 장래희망을 가져서 이러한 사람이 되겠다는 인간상이 있다면 그것이 일단 내가 진정으로 되고 싶은것이어야 하고 또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성실함이라든가 겸손이라든가 정열이라든가 하는 올바른 자세들이 갖춰져야하는 것이다.

이러한 비루한 말들을 쓸데없이 길에 늘어놓는 것은, 어떠한 변명이라도 하고 싶기 때문이다.
나는 정말 아무렇게나 살고 싶지 않다. 그래서 20살의 방학도 제대로 보내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누구말대로 생각만 너무 많이 한다. 이렇게 재보고 저렇게 재보고 이건 아니다 싶은 것들은 쳐내버리고 내마음에 쏙 드는 것들만 겨우겨우 골라내서 그것도 바로 실천하는게 아니라 이것저것 또 따지고 드는 것이다. 실천, 그것이 내게 결여되어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이것저것 아무일이나 벌려놓고서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일단 내게는 실천이라는 것이 부족했다. 그래서 방학을 이렇게 보내게 된 것이다.

일단, 아르바이트만 해도 그렇다. 좋은 자리가 있을 때 가서 직접 면접도 보고 얘기도 나눠보고 해서 여러가지 일자리를 발로 뛰었어야 하는데 그저 온라인 지원만 몇차례 넣었을 뿐이었다. 그뿐이었다. 열정이고 생각이고 뭐고 발로 뛰지 않았다. 사실, 용기가 부족했다고 하는 편이 옳겠다. 그래도 방학때 그나마 얻은 수익이 있다면, 그러한 과정들을 거쳐서 나는 용기가 부족한 사람인 것을 깨달았고 그것을 약간은 극복하여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주말 아르바이트라서 MT도 못가고 여러가지 주말에 할 수 있는 활동들을 하지 못하게 되었지만, 평일에 그만큼 더 열심히 살 수 있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주말도 4시에 끝나는 거기 때문에 그 이후에 개인 공부도 할 수 있고 내가 가고 싶었던 곳을 마음껏 갈 수 있어서 좋다. 최저임금인 4000원에도 못미치는 3000원 인데다가 첫 월급은 30%를 떼어서 퇴직할 때 준다니 그것은 약간 힘든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나에겐 돈이 중요한게 아니다. 그러니까 그냥 아르바이트를 했겠지. 뭐든 내가 몸을 움직여서 뭘 한다는게 중요했고, 경험이 중요했다. 그리고 약간은 어렸을 때 부터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일을 한 사람들을 약간씩 동경했던 것 같기도 하다. 예를 들어, 어렸을 때 신문장사도 해보고 편의점 알바도 해보고 주유소 알바도 해보고 과외도 해보고 이런식으로 여러가지 일을 한 사람들을 동경했다, 난,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악착같이' 산 사람들이 나의 role model 이었던 거다. 왜냐면 나도 그렇게 열심히 살고 싶었으니까..

하여튼, 일단 방학때 계획대로 참여한 공모전도 한개도 없지만 그래도 베이스 스터디를 시작했고 원어연극을 꼬박 꼬박 빠지지 않고 다 나갔다. 이 정도도 나름대로 뭔가 했다고 생각한다. 보컬에서 그치지 않고 다른 악기를 배운다는 것은 큰 도전이었다. 다만 아쉬운건 아르바이트를 일찍 시작하지 못햇다는 점. 그래서 여름방학 동안 돈을 모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도 불구하고 그 기회를 약간은 날려버렸다는 점이 아쉽다. 하지만 20살, 경험없는 초짜 알바생을 일일히 가르쳐주면서까지 취직시켜주는 곳은 별로 없으니까 아쉬울것도 없긴 하지만.

뭐 하나 제대로 열심히 한건 없지만 그래도 다행인건 아직도 방학이 많이 남았다는 점. 앞으로 남은 시간동안 토익 공부 열심히 하고 한자도 많이 외운다면 8월 31일 개강하는 순간부터는 다시 자리를 잡고 학과 공부도 열심히 하고 과외 활동도 열심히 할 수 잇을 거라 생각된다. 지금이야, 뭐, 이것저것 경험하지 못한다, 연애를 못한다, 사람관계를 소홀히 한다 어쩐다 하겠지만 결국 40살이 되고 50살이 되어서 남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옳지 못한 투자들에 대한 회한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벌써부터 20, 30년 뒤의 일을 걱정해서 20살의 삶을 애늙은이처럼 살고 싶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적어도, 나중에 내 인생을 뒤돌아 봤을 때 ' 그땐 옳은 결정이었지' 하면서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만한 행동들을 하고 싶다는 거다. 솔직히 이렇게 되든 저렇게 되든 인간은 후회하게 되어있다. 너무 놀고 공부 안하면 공부할걸.. 이라며 후회하겠고 너무 공부만 하고 잘 안놀았으면 좀 놀걸.. 하고 후회 하겠지. 그러면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하면 된다고? 이것은 시간관기를 철저하게 했을 사람들의 경우고. 그리고 아무리 철저히 한다고 해도 후회는 늘 남는 법이니까. 공부도 하고 놀기도 했다면, 아 어정쩡하게 둘다 하지말고 차라리 하나라도 제대로 할걸.. 하고 분명 후회할테니. 그러니까 지금의 내 판단이 가장 지금으로썬 옳은 판단이고 따라야 할 '나만의'길이라고 생각하자.

자 오늘로써 그러니까, 나의 변명과, 생각정리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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