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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소 핸드폰을 좀 막 쓴다. 두꺼운 케이스를 껴놨다는 자신감 때문인지 평소에도 조심 안하고 막 떨어뜨리고 그런다. 사실 그래도 고장이 안 났기 때문에 그런걸 더 믿고 막 썼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제 드디어 사달이 났다. 태풍때문에 비가 진짜 많이 왔는데도 난 여느 날처럼 그냥 핸드폰을 가방 옆구리에 꽂아서 비를 다 맞혔다. 게다가 잘못 꺼내다가 대리석 바닥에 액정 쪽으로 떨어뜨리기까지 했다. 다행히 액정은 안 깨져서 완전 멀쩡하다고 생각했는데 전화가 와서 받았더니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소리가 안들려! 첨엔 통화불량이라고 생각했지만 다른 핸드폰들로 테스트해 본 결과 내 목소리는 상대방한테 들리고 상대방 목소리만 나한테 안 들린다. 스피커가 고장난 게 분명했다. 놀란 마음에 급히 음악을 재생해봤다. OMG 음악이 안 나온다. 통화음도 안 들리고 음악도 안 나오는 걸 보면 상/하단 스피커가 둘 다 고장난 게 분명했다. 여러가지 테스트를 더 해보니 다행히도 스피커폰이 나오는 쪽이랑 이어폰 꽂는 부분은 고장이 안 나서 어떻게든 음악 듣고 통화하는 게 가능하기는 했다. 하지만 내 핸드폰이 어딘가 고장났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왠지 너무 불편하고 고장이 안 났던 시절이 너무 그리워졌다.ㅠㅠ
혹시라도 핸드폰을 열지 않은 상태에서 뭔가 고칠 수 있나 싶어서 폭풍 검색을 했는데 어떤 사람이 스피커 쪽에 뽁뽁이? 같은 걸로 바람을 불어넣어줘서 고쳤던 사례가 있었다. 내 핸드폰도 물이 들어가서 고장난 거라면 말리면 괜찮으려나 싶어서 계속 입으로 살짝 바람을 불어넣어줬는데 고쳐질 기미는 역시 보이지 않았다.. 동생은 핸드폰을 하나 사라고 했지만 난 이 핸드폰에 정이 너무 들었고 이걸 10년은 쓰고 싶었기 때문에 가급적 고쳐서라도 쓰고 싶었다. 낭군님한테 사정을 얘기했더니 아이폰을 여러 번 분해해서 열어 본 공대오빠인 낭군님이 한 번 안을 봐주겠다고 했다. 기계를 열어보니 안에가 딱히 축축하거나 물에 젖어있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뽀송했다. 상단 스피커는 상당히 작은 부품이었는데 그것만 따로 떼어보아도 딱히 겉으로는 문제가 있어보이지 않았다. 아마 안쪽에 뭔가 접촉 불량이거나 선이 끊어졌거나 하는 내부적인 문제인 것 같았다. 그렇다면 스피커 부품이라도 사서 갈아껴보자.. 하는 심정으로 주문을 일단 하고 (생각보다 엄청 저렴하다.) 잤다.
그 다음 날 일어났는데... 카톡 소리가 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음악 틀어봤는데 음악이 나온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2222 (확인사살) 114로 전화 걸어봤는데 통화음이 들리네???????
난 가끔 기계가 이해가 정말 안 갈 때가 있다. 우리집에 있는 제습기도 가끔 작동이 안되는데 뒷편 환풍구를 나사 풀어서 해체했다가 다시 합쳐주면 어쩔 때는 작동이 된다... 제습기가 뒷편이 너무 답답해서 먼지를 좀 제거해주면 시원해서 작동을 하는건가????? 아마 내가 기계를 잘 모르니까 분명 어떤 특정 부분을 자극해서 작동이 되게 만들었지만 그게 뭔지 몰라서 이런식으로 이해하는 것 같다;; 과거 고대인들이 자연과학을 모를 때 마치 자연을 신처럼 모셨던 그런 기분이랄까. 이번 아이폰 사건도 난 이해가 안 간다. 그래도 최대한 합리적으로 추측해보건대 미세한 부분까지 물이 들어갔던 것이 하룻밤 지나면서 내부까지 마르게 되었고 그러면서 다시 작동을 하게 된 건 아닌지 생각해본다.
아무튼 가까운 것, 매일 쓰는 것일수록 더 소중히 다루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앞으론 내 핸드폰을 10년지기 친구로 생각하고 더 아끼고 소중히 다뤄줘야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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